예쁜 곳 빼고 다 예쁜 평범한 회사원, 신하리. 돈이 궁해, 결혼하기 싫어하는 친구 대신 맞선을 봤다.
목표는 거절! 맞선 소리가 쏙 들어가도록 나쁜 인상을 줄 것!
“제가 좀 늦었죠?”
하리는 다리를 꼬고 팔짱을 끼며 여유롭게 웃어 보였다.
“이 정도는 이해해 주셔야 해요. 보시다시피 제가 좀 바쁘거든요. 남자들이 가만두질 않아서.”
읏. 오글거려! 하지만 여기서 그만둘 순 없다.
“저는 백수에요. 강태무 씨는 하시는 일이……?”
“성운 기업에 다니고 있습니다.”
“아, 성운 기업 거기 잘 알죠, 거기는…….”
그래, 우리 회사잖아! 게다가 저 남자는!
“사장님!”
“네, 내가 거기 사장입니다.”
사……, 사장하고 맞선을 보다니. 우리 회사 사장하고 맞선을! 직원들끼리 사적으로 노는 걸 엄청 싫어하고 거짓말을 가장 싫어해서 지각 사유라도 거짓인 걸 알면 바로 잘라 버리는 매정한 놈이 아니었던가!
‘나……, 잘리면 안 되는데.’
어쩌다가 우리 회사 사장님하고 맞선을 본 거냐고!
사랑도 통장도 박살난 날! 베프이자 부잣집 외동딸인 친구 영서는 하리에게 제안한다.
"바람도 쐴 겸, 다른 남자 한번 만나 봐. 내 맞선남."
"돈 필요하잖아?"
"빰므빠딸 스톼일로. 나 남자 잘 잡아먹어요. 너도 먹어 볼까요? 요것만 한 번 하고 오면 돼."
뽕도 빵빵하게 넣고
눈도 시커멓게 칠하고
입술도 빨갛게 칠하고
딱 보자마자 도망치고 싶은 비주얼로 왔는데...
왜.....
사장님이 거기서 나와....?
“주문하시겠어요? 아메리카노, 아니면, 카페 모카, 아니면......”
“결혼.”
“……네?”
그가 테이블 가까이 바짝 다가왔다.
“결혼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