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amer Part1
“어이, 강진성! 같이 가자!”
구름 한 점 없는 무더운 여름날, 쥬신 대학의 공대 3호관의 현관을 나선 한 사람을
뒤쫓는 사람의 목소리였다.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쥬신 대학의 캠퍼스는 연륜을
말해주는 고목들이 즐비했고 고목들이 만드는 시원한 그늘은 지나가는 학생들의
더위를 식혀 주었다. 멀리서 보면 나무숲에 가끔 건물이 솟은 것처럼 보일 정도로
나무가 많은 쥬신 대학은 특히 여름에 그 숲의 진가를 알 수 있었다.
180 정도의 키에 약간 야윈 듯한 몸, 까만 머리에 까만 눈의 그리 특이하지 않은
블루진 스타일의 남자는 자신을 부른 친구를 기다렸다.
“현준아, 오늘 수업 다 끝났어?”
턱선이 굵고 목소리 역시 그에 맞게 큰 185 정도의 헐렁한 면티, 면바지의 젊은
남자는 자신에게 묻는 친구에게 약간 짜증 섞인 대답을 했다.
“그럭저럭. 그런데 정교수님은 왜 그렇게 레포트를 많이 내지 못해 안달이지? 완전히
레포트로 모든 것을 대신한다니. 뭐, 시험을 ** 않아서 좋기는 하지만 시험을
대체하는 레포트가 양이 좀 많아야지.”
“그렇게 레포트가 많아?”
“휴... 밤 새야 할지도 모르겠다. 너, 정교수님 과목 듣지 않아서 정말 다행이다.
아주 탁월한 선택이다. 내가 다음에 정교수님 과목을 수강하면 성을 간다. 성을....”
“그래? 고생 좀 하겠네.”
“그건 그렇고 너 이번에 그 WIS (War in Space) 아마추어 세계 대회 출전할 거지?”
“아직 결정 안했는데. 꼭 나가야 할까?”
“네가 아마추어 한국 챔피언이잖아. 네가 안 가면 사람들이 실** 걸. 게다가 네
팬만 해도 몇 십만 명이니. 나도 WIS 그렇게 못하지 않는데 왜 내 게임을 좋아해 주지
않을까?”
진성과 현준은 공대 3호관에서 나와 한 여름을 시원하게 해주는 연못을 바라보며
정문을 향해 걸어갔다. 쥬신 대학의 별칭은 아쿠아 대학이었는데 그 이유가 바로
캠퍼스를 뒤 덮는 거대한 연못 때문이었다. 물 위에 지어졌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캠퍼스에 연못이 많았다. 게다가 연못들 사이는 땅 아래로 연결되어 있어서 물이
고이지 않고 흘러 고인 물의 썩은 냄새는 전혀 없었다.
쥬신의 학생들은 자신들의 과와 가까이 있는 연못에 이름을 붙였는데 공대 3호관 앞에
있는 연못의 이름은 ‘유레카’였다. 누가 지었는지 아무도 몰랐다. 학생들은 그
이름이 촌스럽다 하면서도 유레카라고 불렀고 그대로 유레카로 굳어졌다.
진성과 현준은 걸어서 정문까지 가야했다. 현준이 차를 가지고 있었지만 차를
정문밖에 주차해 놓았기 때문이었다. 쥬신 대학의 규정 중에 학생들과 교수들마저